'말짱 도루묵'이란 말은 '열심히 공들여 노력한 일이 아무런 보람도 없이 쓸모없게 되었을 때' 쓰는 표현이다.
'도루묵'은 도루묵과에 속한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25센티미터 내외로 입과 눈이 크며, 비늘과 옆줄이 없다.
등 쪽은 황갈색에 불규칙한 어두운 갈색 무늬가 있고, 배 부분은 흰색이다.
우리나라, 일본, 캄차카 등지에 분포한다.
'도루묵'의 옛 형태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청주 출토 순천 김 씨 묘 출토 간찰(16세기)에 기록된 '돌목'이다.
조항범은 이 이름이 '목'이라는 이름에 상대적으로 조잡한 생물에 붙이는 '돌-'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발음이 변하여 조재삼의 《송낭잡지》(19세기 후반)에 '도로목(都路木)'이라는 차자 표기가 확인된다.
조선시대 초에는 도루묵을 '은어(銀魚)'로 기록하고 있다.
이에 관련해 도루묵이란 이름에 대한 민간어원이 있는데, 원래 '목어(目魚)'이었던 물고기 이름을 선조 임금이 임진왜란 피난 중에 그 맛을 좋아해서 '은어(銀魚)'로 바꿨는데, 싫증이 나 '도로 목어(還目魚)'로 바꿨다는 설이 그것이다.
조선 시대에 도루묵은 다른 종에 비해 품질이 낮은 물고기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말짱 도루묵'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연려실기술》(17세기)에 '허적은 산적이 되고 허목은 도로목이 된다(許積爲散炙、許穆爲回目[魚名])'는 숙종 때의 유행어가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이는 허균의 《도문대작》(1611), 이식의 시 〈환목어(還目魚)〉(1631), 이의봉의 《고금석림》(1789), 《난호어목지》(1820년경), 《송낭잡지》(19세기 후반) 등에 등장하는데, 후대로 갈수록 왕이 피난을 갔다는 서사가 붙는 등 이야기가 각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