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높은바위 2025. 4. 30. 06:46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자유로운 새는 날아오르네

바람결을 타고

그리고 날아 내려가네

바람이 멈출 때까지

그리고 날개를

주황색 햇빛에 반짝이며

하늘이 자기 것이라고 감히 주장하네.​

 

하지만 좁은 새장 속을

침울하게 걷는 새는

분노의 쇠창살 너머

바깥을 거의 볼 수 없네

날개는 짧게 잘렸고

발은 묶여 있네

다만 입을 열어 노래할 뿐이네.​

 

새장에 갇힌 새는 노래하네

겁에 질린 떨리는 울림으로

자신이 알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갈망하는 것들에 대해

그 목소리는

먼 산등성까지 들리네

새장에 갇힌 새가

자유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새는 생각하네, 또 다른 부드러운 바람을,

나무들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지나가는 순한 바람을,

그리고 새벽 햇살에 빛나는 잔디 위의 살찐 벌레들을,

그리고 하늘을 자기 것이라고 말하네.​

 

하지만 새장 속에 갇힌 새는 꿈이 묻힌 무덤 위에 서 있네

그의 그림자는 악몽의 비명을 지르고

날개는 짧게 잘렸고 발은 묶여 있네

다만 입을 열어 노래할 뿐이네.​

 

새장에 갇힌 새는 노래하네

겁에 질린 떨린 울림으로

자신이 알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갈망하는 것들에 대해

그 목소리는

먼 산등성까지 들리네

새장에 갇힌 새가

자유를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 * * * * * * * * * * * * * *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

 

A free bird leaps

on the back of the wind

and floats downstream

till the current ends

and dips his wings

in the orange sun rays

and dares to claim the sky.​

 

But a bird that stalks

down his narrow cage

can seldom see through

his bars of rage

his wings are clipped and

his feet are tied

so he opens his throat to sing.​

 

The caged bird sings

with fearful trill

of things unknown

but longed for still

and his tune is heard

on the distant hill

for the caged bird

sings of freedom.​

 

The free bird thinks of another breeze

and the trade winds soft through the sighing trees

and the fat worms waiting on a dawn-bright lawn

and he names the sky his own.​

 

But a caged bird stands on the grave of dreams

his shadow shouts on a nightmare scream

his wings are clipped and his feet are tied

so he opens his throat to sing​

 

The caged bird sings

with a fearful trill

of things unknown

but longed for still

and his tune is heard

on the distant hill

for the caged bird

sings of freedom.

 

​* * * * * * * * * * * * * * *

* 마야 안젤루는 1969년 자서전적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를 썼다.

이후 일곱 권까지 쓰게 되는 그녀의 자서전의 첫 권이다.

 

1970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수상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2년 넘게 등재되는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에서 부모가 이혼하자 세 살인 마야가 캘리포니아에 있던 부모의 집을 떠나, 당시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던 남부 아칸소의 할머니에게 가서 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야가 16살에 미혼모가 되는 시점에서 끝난다.

 

책에서 마야는 인종차별의 희생자로서 열등감을 느끼며 자란다.

하지만 인종적, 남녀 차별적 편견에 떳떳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인간의 존엄성을 자각하는 굳건한 젊은 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안젤루는 자신의 자전적 소설을 통하여 흑인의 정체성, 인종차별, 문맹, 자신이 당한 성폭행 등을 다루면서 백인과 남성 위주의 미국 사회에서의 흑인 여성의 삶을 조명하였다.

소설 속의 어린 마야는 "미국에서 자라는 모든 흑인 소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불렸다.

 

이 시는 그녀의 소설과 같은 제목이며, 소설에서 다룬 문제들의 연장선 상에 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로 겪는 제약된 삶과 고통을 새장에 갇힌 새에 대비시켜,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는 억압받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녀 소설과 이 시의 제목은, 안젤루가 존경하던 시인 폴 로렌스 던바(Paul Lawrence Dunbar)의 시, "연민(Sympathy)"의 마지막 행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를 그대로 따왔다.

 

​* * * * * * * * * * * * * * *

 

*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1928년 4월 4일 ~ 2014년 5월 28일, 향년 86세)는 미국의 시인, 작가, 배우이다.

마야 안젤루는 1928년 4월 4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남부 아칸소 주의 할머니 집에 맡겨졌고, 어머니와 재회한 7세 무렵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5년 간 실어증을 앓으며 마을 도서관에서 시와 소설을 읽었고, 16세에 미혼모가 돼 웨이트리스, 칼립소 싱어 겸 댄서, 트럭운전, 자동차 정비, 매춘을 한 적도 있었다.

결혼 생활도 대체로 불운했다.

 

그에겐 다행히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유년의 그에게 문학을 알게 한 아칸소 스탬스의 이웃집 교사, 30대 초반 뉴욕 시절 만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엑스, 한 때 연인이었던 남아공 인권 운동가 부숨지 마케 등.

그는 그들과 더불어 일하며 자기 삶을 객관화할 수 있었고, 인권운동의 넓은 지평 위에 자신을 세울 수 있었다.

 

각종 매체 편집자로서, 프리랜서 기자로서, 그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1969년의 기념비적 자서전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가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사적 경험이 일깨운 것들과 저 거인들에게서 받은 것들을 글과 연기로, 앞서는 춤과 노래로 세상에 전했고, 그로 하여 오프라 윈프리, 미셸 오바마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힘과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