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1980년대 길창덕 화백의 명랑만화 '꺼벙이'를 기억하실 겁니다.
몇 년 전 이 만화가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만화'에 대한 대접이 자못 달라진 겁니다.
'꺼벙이'는 꿩의 어린 새끼 '꺼병이'에서 나온 말로 '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조금 모자란 듯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꿩새끼가 왜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을 뜻하게 된 것일까요?
'꺼병이'는 암놈과 수놈을 겉모양으로 구별하기 어렵고 못생겼으며 행동이 굼뜨고 어리숙해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꺼병이'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꺼벙이'로 어형이 변하는데요.
'꺼벙이'가 1950년대 문헌에 처음 보입니다.
'ㅕ'가 'ㅓ'로 변한 것인데요, 이러한 변화는 '열[魂]'이 '얼', '이영'이 '이엉', '헤염'이 '헤엄'으로 변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죠.
주목되는 점은 어형이 변하면서 의미 또한 '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모자란 사람'으로 변한 것입니다.
이는 엉성하고 거친 외양이 성격에 적용돼 생겨난 의미죠.
이런 '꺼병이'의 외형과 어리숙한 속성이 사람에게 빗대어 사용하기 시작하다가 단어가 변하면서 현재 사용하는 '꺼벙이'가 되었다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