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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주군(酒君)

높은바위 2025. 1. 4. 06:56

흐르는 곡은,

하성관 - 빙빙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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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주군(酒君)

 

                                         高巖

 

세상 촉새들의 지저귐이 시끄럽고

흘기는 눈들이 흐릿할 때

음침한 바람 소리 안주 삼아 마셨다.

 

살아 보니 그러하더라.

파닥이는 어휘(語彙)들이 마구 튀어나와

태산(泰山)같이 무거운 훗날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내 삶을 읽으면서

허벌나게 세파(世波)에 두들겨 맞은

서슬 같은 구절들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푸르딩딩한 피 보신 적 있나요?

멍든 가슴팍 배어 나온 녹슬은 피는

봄날,

푸른 물에 씻겨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