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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사랑

높은바위 2024. 12. 18. 07:15

 

흐르는 곡은,

 

윤세원 - 숨어 우는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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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사랑

 

                                           高巖

 

내 너를 그리워함에 있어

욕망 따위는 추호도 없이

산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네 영혼의 잔해처럼 살다 가려 했다.

 

빗줄기에 살랑이는 여름 아침에

이슬방울에 빛나는 햇살 속에

한들한들 하늘거리며

푸른 창대를 잡고 있었다.

 

자기 아집(我執)대로 세상 산다는 게

연록의 향기와 섶비빔질 앞에서

나직나직 속삭이는 청강(淸江)의 소리에

늘 맞대던 풀벌레와 짱뚱어가 부러웠다.

 

내 추억 속에 당신을 가둬두고

화사한 솜털의 간판을 달고

흔들리기 위해 속을 비워 두었으나

너 아닌 사랑은 부러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