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윤세원 - 숨어 우는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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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사랑
高巖
내 너를 그리워함에 있어
욕망 따위는 추호도 없이
산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네 영혼의 잔해처럼 살다 가려 했다.
빗줄기에 살랑이는 여름 아침에
이슬방울에 빛나는 햇살 속에
한들한들 하늘거리며
푸른 창대를 잡고 있었다.
자기 아집(我執)대로 세상 산다는 게
연록의 향기와 섶비빔질 앞에서
나직나직 속삭이는 청강(淸江)의 소리에
늘 맞대던 풀벌레와 짱뚱어가 부러웠다.
내 추억 속에 당신을 가둬두고
화사한 솜털의 간판을 달고
흔들리기 위해 속을 비워 두었으나
너 아닌 사랑은 부러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