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가차(假借) 없다

높은바위 2025. 2. 28. 06:57

 

"반일 감정도 가장 치열한 곳으로, 거기서는 노유 귀천 차별 없이 친일 분자라면 가차 없는 응징을 당해야 했고, 밀정들도 발붙이기에 매우 위태로운, 그렇게 단결이 굳은 곳이다."

"국민들에게 총을 들이댄 행위는, 똑바른 법 앞엔 일호의 가차도 없었다."

 

'가차(假借) 없다'라는 말은 형용사로서, '(평가나 의견이) 사정을 봐주는 것이나 용서함이 없다'라는 뜻이다.

'가차'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그중 하나는 한자를 만드는 방법인 육서(六書: 상형(象形), 지사(指事), 회의(會意), 해성(諧聲), 전주(轉注), 가차(假借) 있다)의 한 가지를 뜻하기도 한다.

이때의 '가차'는 적당한 글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어서 대신 쓰는 방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예전에 '보리'를 뜻하는 '來(래)' 자를 빌어, '오다'를 뜻하는 글자로 쓰던 것이 그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가차 없다'라고 하면, 임시로 빌어 오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니,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