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1
푸른 바람에
굽이치는 물살을 보아라
보아라 백사장
세월의 무늬
사금파리 얼굴도 기웃거린다
토라지는 입술이
곱지 않으냐
2
영산강 상류에 가서
우리 엄니 빨랫터에
앉아 보아라
물 속에는
송사리 떼 몰려가고
그 사이사이
미소 띈 우리 엄니가
세상살이 그을은
귀신 같은 네 얼굴을
맞이하더라
3
영산강 상류에 가 보아라
천년에 한 번
백마 타고 오시는 님
님의 모습
가 보아라
천년에 한 번
백마 타고 오시는 님
4
일몰의 영산강
강가에 서 보아라
천년에 한 번
울먹이는 소리
들어 보아라
천년에 한 번
울먹이는 역사
들어 보아라
5
아배의 말씀은
두만강에 서성이고
엄니의 말씀은
영산강에 떠돌고
노기 띤 아배의 말씀은
문 밖에서 서성이고
오늘도 슬프게
영산강은 흐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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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는 정도 1018년부터 2018년에 이르는 중세와 근대 및 현대에 이르는 1000년 기간도 소중하다.
영산강은 나주, 화순, 영암, 담양, 함평, 해남 등 고대문화권(고대 마한문화촌)과 서남해 바닷길과 하나로 결합되어 해양을 통한 동아시아의 교류 관문 역할을 했다.
마한과 백제 및 신라와 후삼국 그리고 고려 전기에 이르는 평화와 공존, 교류와 소통의 시대의 시발점이자, 낙랑-마한-가야-왜국을 잇는 고대 뱃길, 마한의 동아시아 베니스였다.
유적과 유물, 신라 때의 회진포와 청해진의 상징, 불교 선종의 유입 경로와 문화양상, 진도 삼별초 및 오키나와 이주, 공도와 해금의 폐해, 이순신과 다도해 등등 차고 넘친다.
아울러 해양 영유권 분쟁 시대에서의 공존과 평화의 방향, 신해양시대의 비전 등을 담으면 목포 동아시아 해양문화전당은 신해양시대의 매우 의미 있는 문화플랫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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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창
1954년 전남 나주 출생.
1982년 '현대문학' 추천완료 등단.
시집 '어둠 이후', '행방불명', '영산강 비가', '강물', '환상 변주곡', '아이야 영산강 가자', '백두산의 눈물'.
시론집 '한국기독교시인론', '사랑의 넓이와 깊이', '사랑의 시학'.
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명예이사장.
월간 '창조문예'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