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천상(川上)에 서서
朴 載 崙(박재륜)
산다는 것은 흐르는 것이다.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흐르는 것을 듣는 것이다.
흐르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흐름이 계곡을 흐르듯
목숨이 흐름되어
우리들의 살을 흐르는 것이다.
우리들의 뼈를 흐르는 것이다.
우리들이 그것을 깨닫는 것이다.
흐름이 계곡을 흐르듯
목숨이 흐름되어
우리들의 살을 노래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뼈를 우는 것이다.
우리들이 그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그것을 눈 여겨 바라보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흐르는 것이다.
---시집 「궤짝 속의 왕자」(1959)---
1. 詩作 배경
이 시는 어떤 깊은 철리(哲理)나 인생관을 담은 것이 아니고, 인생과 도도한 물의 흐름을 동일시하여 삶의 이미지를 담담하게 관조하는 태도로 파악하고 있으며 중후한 인상과 함께 누구에게나 쉽게 공감을 주는 작품이다.
2. 시인 소개
1910년 충청북도 충주시 가금면에서 태어나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30년 《조선지광(朝鮮之光)》과 《신여성》을 통해 등단했다. 이후 고향에 머물면서 《궤짝 속의 왕자》 《메마른 언어》 《천상에 서서》 《흰 수염 갈대꽃》 등의 시집을 남겼다.
내륙문학회 회장과 제4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충주시지부장(1980∼1982) 등을 역임했고,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과 한국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했다. 2001년 9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3. 시상의 전개
*제1단락(1행-4행):삶은 永遠回歸의 흐름이다.
*제2단락(5행-9행):슬픔과 통곡을 자각하며 흘러가는 삶
*제3단락(10-14행):슬픔과 통곡을 승화시켜야 할 삶의 태도
*제4단락(15-끝행):삶의 참의미는 흐르는 것에 불과하다.
4. 주제:삶에 대한 관조(觀照)
5. 제재:산다는 것
6. 표현 기교: 반복법, 열거법
7. 시어의 상징 의미
*살- ‘슬픔’을 함축한 정한
*뼈- ‘통곡’을 함축한 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