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뱃사람은 즐거이 고향의 고요한 흐름으로 돌아 간다.
고기잡이를 마치고서 머나먼 섬들로부터.
그처럼 나도 고향에 돌아갈지니,
내가 만일 슬픔과 같은 양의 보물을 얻을진대.
지난 날 나를 반기어 주던 그리운 해안이여,
아아 이 사랑의 슬픔을 달래줄 수 있을까.
젊은 날의 내 숲이여 내게 약속할 수 있을까,
내가 돌아가면 다시 그 안식을 주겠노라고.
지난 날 내가 물결치는 것을 보던 서늘한 강가에
지난 날 내가 떠 가는 배를 보던 흐름의 강가에
이제 곧 나는 서게 되리니 일찌기 나를
지켜 주던 내 고향의 그리운 산과 들이여.
오오 아늑한 울타리에 에워싸인 어머니의 집이여
그리운 동포의 포옹이여 이제 곧 나는
인사하게 될지니, 너희들은 나를 안고서
따뜻하게 내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하리라.
진심을 주는 이들이여, 그러나 나는 안다. 나는 안다.
사랑의 슬픔 그것은 쉽게 낫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의 위로의 노래 부르는 요람의 노래는
내 마음의 이 슬픔을 어루만져 주지는 못한다.
우리에게 하늘의 불을 주는 신들이
우리에게 신성한 슬픔도 보내 주셨나니,
하여 슬픔은 그대로 있거라, 지상의 자식인 나는
모름지기 사랑하기 위해 또 슬퍼하기 위해 태어났느니라.
* 휠더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 : 1770-1843)만큼 참된 고향과 향토와 조국에 깊숙이 그 영혼의 뿌리를 내린 시인은 달리 없다.
그 시작의 계기가 어떤 것이든 간에 작자는 피흐르는 아픔을 귀향의 값싼 감상에 의해 달래려 하지는 않는다.
고향, 곧 조국의 신의 시련에 의한 마음의 깊은 상처를 고치기 보다는 그것을 철저하게 마음에 새기고, 아울러 그 동일한 신에게서 사랑의 기쁨을 몸으로 느끼려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