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ㅌ

태아이

높은바위 2025. 3. 28. 06:54

 

낙태된 생명. 세상 구경도 못한 채로 죽은 슬픈 생명.

 

 

아이야 태아이야

새가 되어 꽃가지에 앉거든

네 울음도 물고 와서

거기에 놓아두면

두견화로 다시 피겠지

 

...... 중략......

늘 혼자서 떠도는 아이야

해 저물녘 강에 나가면

노을도 끌어다 강물에 적시며 놀거라

어두워지면 그 강에

별들도 띄우면서 놀거라

아이야 태아이야 (김상현, '胎태아이를 위한 진혼곡', "노루는 발을 벗어 두고", p.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