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과 그 비극의 역사/아버지의 城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높은바위 2019. 7. 1. 17:19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상처하나 없는 목숨이

돌처럼 버려져있다.

우리는 진격도중 대동강 강변에서

인민군의 시체를 만났다.

 

숨을 거둔 그에게로 누군가 다가서서

어깨부위를 툭툭 차며

동무, 국방군이 오고 있으니

날래 도망가라우야.

 

그 소리에 부대원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식어버린 그의 가슴에선

사상도 조국도 끝내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쯤 그의 영혼은  

어느 하늘 은하계에 가서

작은 별로 떠 있을까.

 

바람으로 울고

꽃빛 노을로 울어도

그의 울음 하나로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널 수 없는 날에

차라리 죽임을 택했어야했을

슬픔의 땅.

북녘 하늘에는 잿빛 총성만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