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이백(李白)

높은바위 2015. 7. 7. 20:50

 

 

                   산중답속인(山中答俗人)  산 속에서 속세 사람의 물음에 답하다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왜 푸른 산 속에 사는 가고 나에게 물어,1)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나는 웃을 뿐 대답 않지만 마음은 한가로워라.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싣고 흐르는 물 아득히 흘러가나니,2)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여기는 바로 신선 사는 별천지지 인간 세상 아닐세.3)

 

 

------------------------------------------------------------------------------------------

1) 하사(何事) : 무슨 일. ‘하의(何意, 무슨 뜻)’라 쓴 자료도 있음.

 

2) 묘연(杳然) : 아득한 모양. ‘요연(窅然, 깊고 먼 모양)’ ‘완연(宛然, 뚜렷하게 나타남)’ 등으로 쓴 자료도 있음.

 

3)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 보통 사람들이 사는 속세가 아닌 다른 세계 곧 무릉도원(武陵桃源) 같은 곳이 있음.

‘신선들이 살고 있음직한 세계 또는 조용한 산 속’을 뜻하는 말임.

 

 

 

* 제목을 ‘산중문답(山中問答)’이라고도 하는데 인구(人口)에 많이 회자(膾炙)되는 명시(名詩)이다.

‘속세의 사람들이 묻기를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버리고 마을과 멀리 떨어진 푸른 산 속에 사느냐한다.

나는 다만 빙그레 미소 지을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마음은 한가로워 무심(無心)의 경지에 들어 편안하다.

복숭아꽃이 시냇물에 둥실 떠서 흐르는 게, 일찍이 도연명(陶淵明)이 설정했던 무릉도원과 같아 세속과는 사뭇 다른 또 다른 별세계이다.’라는 것이다.

속세 사람들의 물음에 왜 대답을 할 수 없는가?

그것은 산 속에 사는 사람의 즐거움은 거기 사는 그 당사자만 느끼는 것이지 말로 무어라 표현할 수 없어서인 것이다.

끝구는 다른 시에도 인용되는 명구(名句)이다.

 

7언절구(7言絶句)로서 압운은 山, 閑, 間 자로 평성 ‘산(刪)’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平仄平仄平, 仄平仄仄平仄平, 平平平仄仄平仄, 仄仄平仄平平平’으로 이사부동이륙대에 맞는 구는 셋째 구뿐이고, 반법이나 점법도 이루어지지 않아 고시(古詩)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시작가작품사전, 국학자료원 참조)

산보의 도중 - LOST B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