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이백(李白)

높은바위 2015. 6. 25. 20:24

 

 

               월하독작(月下獨酌)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친구 없이 혼자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술잔 들어 밝은 달을 청하니,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달과 그림자와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부해음)                        달은 술을 마시지 못하니,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나를 따라 마신다.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 삼아,

行樂須及春(항낙수급춘)                        이 즐거움 봄까지 미치리라.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 노래에 달도 따라다니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난)                        내 춤에 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취하기 전엔 함께 즐겁지만,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각자 흩어진다.

 

永結無情游(영결무정유)                        영원히 맺은 담담한 우정,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저 먼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기를.

 

 

 

* 이백의 천성은 호쾌하여 사람들과 쉽게 사귀었다.

돈 쓰기를 꺼려하지 않고, 술을 좋아하여 가는 곳마다 친교를 맺을 수 있었다.

위로는 왕공, 귀족, 관리, 아래로는 주옹(酒翁), 낚시꾼, 승, 도인 등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귀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이렇듯이 잡다한 교류를 가져 시의 내용 및 격조가 매우 다양하였다.

특히 유명한 하지장(賀知章), 맹호연(孟浩然), 두보(杜甫), 고적(高適), 장욱(張旭), 공소문(孔巢文), 오균(吳筠) 등과의 시교(詩交)가 대단히 깊었다.

 

이백에게는 술보다 더 좋은 것이 없었다.

두보의 「주중팔선가(酒中八仙歌)」에서 "이백은 한 말 술이면 시가 백 편, 장안의 술집에서 잠을 자네. 천자가 불러도 배에 오르지 않고, 자칭하여 신은 주중선이란다.(李白斗酒詩百篇, 長安城裏酒家眠. 天子呼來不上船, 自稱臣是酒中仙.)"라고 하였듯이, 술이 없으면 시가 없었다.

 

이렇게 혼자서도 술을 잘 마신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게 술을 마신다.

그러나 속으로는 고독의 슬픔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백은 중국 시사에 있어서 제일의 천재 시인으로, 굴원의 뒤를 이어 낭만주의 시가의 꽃을 활짝 피웠다.

내용을 보면 영회(詠懷), 영사(詠史), 유선(游仙), 철리(哲理), 전원(田園), 산수(山水), 음주(飮酒), 회고(懷古), 등고(登高) 등 거의 모든 것을 다 포괄하고 있으며, 시정은 유창하고 거침이 없다.

이루마(Yiruma) - 달빛(moon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