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의 역할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사이시옷'을 어떤 경우에 붙이고 또 붙이지 말아야 할 것인가 하는 혼동을 가끔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해-'와 '햇-'의 차이점을 통하여 '사이시옷'을 붙이는 경우와 붙이지 않는 경우를 비교해 봅니다.
'해-'와 '햇-'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그 해에 난'이란 뜻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말을 아무렇게나 붙이는 것이 아니고 뒤에 오는 말에 따라 구분을 해야 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감자'나 '병아리'의 경우처럼 'ㄱ, ㅂ'이 '해-'의 뒷말 첫소리로 올 때는 된소리로 나기 때문에 '해-' 받침에 꼭 '사이시옷'을 붙여야 하는데, 말하자면 '햇감자, 햇병아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나물'이나 '망아지'와 같이 'ㄴ, ㅁ' 앞에서의 '해-'도 역시 '사이시옷'을 붙여서 '햇-'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햇나물, 햇망아지'로 말하면 됩니다.
그런가 하면, '사이시옷'이 없이 '해-'를 붙이는 경우는 바로 거센소리 앞에서 입니다.
이를테면 '콩'이라든지 '팥'의 경우입니다.
'콩'과 '팥'은 '사이시옷' 없이 그냥 '해-'를 붙여서 '해콩, 해팥'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것이 있는데, 새로 수확된 새 쌀을 말할 때는 '해쌀'도 아니고 '햇쌀'도 아닙니다.
바로 '햅쌀'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쌀'이 중세국어부터 'ᄡᆞᆯ'과 같이 발음해서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