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과 그 비극의 역사/아버지의 城

버선목이라면

높은바위 2019. 6. 30. 16:42



       

버선목이라면


 

 

길 막힌 곳이

어디 한강교 뿐 이었으랴.

병든 노부모를 모시고

길을 떠날 수 없던 것이

어찌 한두 사람뿐 이었으랴.

 

한강을 오르내리던 나룻배는 끊기고

발 묶인 시민들만 남아

땅굴을 파고 숨어서

인민군 치하를 이겨낸 사람들의

고충을 뉘라서 알랴.

 

불행히도 저들에 의해 마음에도 없는

손뼉을 치고

만세를 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던

그 날의 실상을 뉘라서 알랴.

 

가족을 이끌고    

서울을 빠져나간 사람만 애국자이고

서울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색안경을 쓰고 바라봐야 했으니......

 

살기위해

살아서 어린 처자식을 돌보기 위해

손뼉을 치고

만세 부른 것뿐인데.

이제 와서 누가 누구를 가려

부역자 심사에 대상이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