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뮈세(Alfred de Musset : 1810-57)와 여류 작가 조르쥐 상드와의 유명한 연애에 조종을 울리는 것이다.
1833년 6월, 시인이 스물 세 살 때 시작된 사랑은 다음해 봄이 되자 일찌감치 파국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시인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로부터 일곱 해 뒤, 그는 친구의 초대를 받아 마차로 안제르빌에 가는 도중 회상어린 폰테느브로의 숲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의 느낌을 중심하여 지어진 것이 이 시이며, 라마르틴의 <호수>와 위고의 <올랭피오의 슬픔>과 더불어 낭만파를 대표하는 대시인인 세 사람이 같은 <사랑의 회상>이라고 하는 주제를 제각기 노래한 것인 바, 뮈세의 이 시는 오늘날까지도 널리 애송되고 있다.
회상
보면 눈물이 흐를 것을 알면서 나는 여기 왔노니.
영원히 성스러운 장소여, 괴로움을 각오했는 데도
오오, 더할 나위 없이 그립고 또한 은밀하게
회상을 자아내는 그리운 곳이여!
그대들은 왜 이 고독을 만류했는가
친구들이여, 왜 내 손을 잡으며 만류했는가
정겨운 오랜 습관이 이 길을 걸어가라고
나에게 가르쳐 주었던 때에.
여기였다, 이 언덕, 이 꽃 피는 히드의 풀밭
말없는 모래밭에 남아 있는 은빛으로 빛나는 발자취
사랑어린 오솔길, 속삭임이 넘쳤고 그녀의 팔은
힘껏 나를 끌어안고 있었다.
여기였다, 이 초록색 잎사귀 우거진 떡갈나무숲,
굽이굽이 굽이쳐 있는 이 깊은 협곡
이 야생의 친구들, 옛날 그들의 속삭임에
마음 하느작이던 아름다운 나날.
여기였다, 이 숲속, 지금도 걷노라면 젊음은
발자국소리 따라 한 떼의 새처럼 연이어 노래한다.
매혹의 땅이여, 아름다운 황야, 연인들의 산책길이여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가?
아아!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고 싶은
아직 상처 아물지 않은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이 눈물!
사정 보지 말고 그대로 멈추게 하라, 나의 눈에
옛날을 숨겨 주는 이 너울!
내 행복을 지켜보는 이 숲의 메아리 속에
애석한 마음을 외치러 온 것은 아니다.
고요히 아름다운 자태로 서 있는 이 숲이 자랑스러울 때
내 마음 역시 자랑스러운 것이다.
견디기 힘든 슬픔에 몸과 마음을 맡길지니
친구의 무덤 앞에 꿇어앉아 기도하는 사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