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주소록을 보면
아파트에 사는 시인들이 많다
나도 예외없이 아파트에 산다
옛날 시인들은 도산서원이라던가
완아초당에 몸담고
흐르는 시냇물에 몸 씻고
바람으로 울 담을 치고
밤이면 달빛과 별빛을 그릇에 한아름 담아놓고
벌레소리 들으며 시를 썼다
방안 가득 걸려있는 속옷이나 보고
자동차의 소음이나 밤새도록 듣는
현대의 아파트 시인들은
무엇을 쓰나
(배인환 시집 '가장 밝은 시간' 중 '현대의 시인은 아파트에 살고' 전문)
윤수일 -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