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모리스

높은바위 2015. 4. 24. 08:48

 

 

   나무꾼이여, 나무를 베지 말라

 

나무꾼이여, 나무를 베지 말라!

그 가지에조차 손대지 말아라!

그 나무는 어린 나를 보호해 주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내가 보호해야 한다.

그 나무는 나의 할아버지 손으로

할아버지의 집 근처에 심었던 나무다.

그러니 나무꾼이여, 그 나무는 그대로 둘지니

도끼로 상처를 내서는 안 된다.

 

저 그리운 고목이 지니고 있는

그 영광과 명성은

세상에 널리 전해지고 있는데

그것을 너는 잘라 쓰러뜨리려 하는가?

나무꾼이여, 도끼질은 잠시 참아라!

대지에 결부된 굴레를 끊지 말라.

자, 저 떡갈나무 고목만은

하늘에 솟아 있는 저 나무만은 그대로 두라!

 

내가 아직 어린이였을 무렵

그 나무에서 고마운 그늘을 찾았고

우러나오는 기쁨에 젖어 여기서 놀았고,

누이동생들 역시 여기서 놀았었다.

어머니가 입맞춤해 준 것도 여기요

아버지가 나의 손을 힘껏 쥐며...

어리석게도 옛날을 생각하며 이렇게 눈물 흘린다.

어쨌든 저 고목 떡갈나무만은 그대로 두라!

 

내 마음을 실은 나무껍질처럼

옛 친구여, 내게 얽히어 있다.

여기서 새로 하여금 노래하게 하고

네 가지를 에워싸게 하자.

고목이여! 계속 용감하게 폭풍과 맞서라.

그리고 나무꾼아, 거기에서 떠나라!

내 구원의 손이 있는 한에는

네 도끼로 상처내게 하지는 않으련다.

 

 

 

* 모리스(George Perkins Morris : 1802-1864)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뉴욕 밀러>지의 편집일에 종사하면서 서정시를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