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맙소사

높은바위 2024. 9. 23. 06:38

 

"이런 맙소사, 세상에 이런 일을 다 보네."

"맙소사, 이게 웬 날벼락이야."

 

'맙소사'는 감탄사로, '기막힌 일을 보거나 직접 당했을  내는 '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서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는 수입형 감탄사를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말을 우리말로는 '어머나, 어머', '어라', '아이고 저런', '맙소사', '하느님 맙소사' 등으로 쓸 수 있는데 말이다.

 

‘맙소사’는, ‘맙-+-소사’나 ‘마 -+-ㅂ소사’ 중에 하나일 텐데, ‘-소사’와 같은 어미는 없고, ‘-ㅂ소사’는 ‘줍소사, 오십소사’ 등에서처럼 쓰이어 결국 ‘마-+-ㅂ소사’로 분석될 것 같다.

‘마-’는 ‘-ㅂ소사’와 통합되는 것이니까 동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마다’라는 동사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마다’는 원래 ‘마다’가 아니라 ‘말다’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오’를 감탄사로 독립된 올림말로 등재시킨 사전은 없다.

그러나 실제로 옛 문헌에서는 ‘마오’가 감탄사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춘향전에서 향단이가 거지가 되어 온 이몽룡을 보고 박대하는 월매에게 “앗씨 앗씨 큰 앗씨 마오 마오 그리 마오 멀고 먼 쳘이질의 뉘 보랴고 이 괄셰가 웬 이리요”라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있는데 , 이때의 ‘마오 마오 그리 마오’는 ‘마오’가 독립적으로 쓰이고 또한 ‘그만두다’의 뜻을 가지면서도 감탄사의 기능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마ㅂ쇼셔’가 감탄사처럼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와서의 일이다.

그리고 ‘맙시사’나 ‘맙시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와서의 일이다.

'가뜩이나 엄살을 부리는 데다 더흉측을 떨며 ‘어이쿠! 어이쿠! 하나님 맙시사!’ <김유정, 따라지>

'바늘도 몸퉁도 엄청나게 커 보이는 주사기였다. 세상에 맙소사. 아직도 콩꼬투리만밖에 안할 연약한 생명을 저렇게 무지막지한 걸로 공격을 하다니.'<박완서, 꿈꾸는 인큐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