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누비다

높은바위 2025. 2. 1. 06:54

 

'눈썹 새에 내 천 자를 누빈다.'는 말은 눈살을 찌푸린다는 말이다.

골목을 누비며 하루 100통 넘는 소포 우편물을 접수하는 택배원이, 바쁜 일과에도 틈틈이 장애인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비다'는 타동사로서 '이리저리 거리낌 없이 마구 돌아다니다.', '천을 두 겹으로 접어 안팎을 만들고 그 사이에 솜을 넣어 죽죽 줄이 지게 박다.', '(사람이 얼굴이나 얼굴의 일부를) 몹시 일그러지게 하여 주름을 만들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누비'는 중들이 입고 다니는 법복인 납의(衲衣)에서 온 말이다.

원래는 사람들이 버린 낡은 헝겊들을 모아 기워 만든 옷이라는 뜻으로 쓰던 말로, '납(衲)은 '기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옷을 입은 중을 납승(衲僧) 또는 납사(衲師)라고 불렀다.

이후 '납의'라는 말이 변하여 '누비'라는 새로운 말이 생겨나 여러 가지 헝겊을 깁는 대신, 두 겹의 천을 안팎으로 하여, 사이에 솜을 넣고, 세로 가로로 줄지어 박음질한 옷을 가리키게 되었다.

 

'누비'라는 명사에서 '누비다'라는 동사가 갈라져 나온 것으로, '누비다'는 두 겹의 천에 가로 세로로 줄지어 박음질하듯이 '사람이 이리저리 거침없이 쏘다니는 것'을 이르는 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