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북방이 무너지던 날
인천이 탈환되고
서울이 탈환되었어도
낙동강 유역의 처절한 전투는
밤낮이 없었다.
마주선 능선을 향해 쏟아지는
불꽃,
낙동강 강변에 솟구치는
화염,
하늘에서는 폭격기에 곡예,
목 잘린 초목과 시체가 묻힌 논바닥은
피로 엉킨 무변이었다.
인민군의 발끝까지 숯덩이로 태워버린
초토.
네이팜탄은 앉으면 앉은 채로,
서면 선채로
모두를 재로 만든 무법자였다.
23,000여명의 포로와
인민군 13사단의 참모장 이학구 대좌가
투항하는 등
대구 북방의 공격선은
9월 21일에 무너졌다.
황토길 고개 넘어
세계가 지켜보는 22일.
유엔군 손에 쥐어진 총은
내 조국의 운명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