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나를 바꾸니 세상이 변한다

높은바위 2025. 4. 15. 06:56

 
연못에 아름다운 황금색 비늘을 가진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다른 물고기들은 그를 부러워하며 곁에 가려고 했지만
그의 자세가 너무 도도해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황금 물고기는 혹 자신의 비늘이 다칠까 봐
다른 물고기들이 다니지 않는 길을 골라 다녔고,
마을의 축제 때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늘 혼자였다.

황금 물고기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만한 친구가 하나도 없어 슬펐다.
그즈음 다른 연못에서 이사 온 물고기가
그의 아름다움에 반해 말을 걸어왔다.
외로워하던 황금 물고기는 그를 반갑게 맞았고,
둘은 곧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이사 온 물고기가 황금 물고기에게 부탁했다.
"친구야, 너의 아름다운 비늘을 하나만 내게 주렴.
그것을 간직하고 싶어."
그러자 황금 물고기는 선뜻 자신의 황금 비늘 하나를 내주었고
좋아하는 친구를 보면서 그도 기뻤다.

그것을 본 연못의 다른 물고기들은 너도 나도
황금 물고기에게 몰려와 비늘 하나만 달라고 졸랐다.
마침내 비늘을 다 주고 난 황금 물고기는 보통 물고기처럼 되었지만
주위에 많은 친구들이 생겨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 뒤 어느 날 밤, 연못을 지나던 사람은
연못 전체가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연못 속 물고기들이 하나씩 지니고 있는 황금 비늘이
저마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