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하늘로 가는 눈과 귀를 다 열어놓고
이 고독을 다 닦으면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네게로 갈 수 있을까?
쓸쓸하고 외롭고 우울하다 못해 삭막한 일상에서
너의 추억이 한줄기 빛으로 다가올 때
그걸 부여잡고 절망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 고독을 언제 다 닦을까?
네가 떠난 지 수십 번의 가을이 찾아왔지만 언제나 그 길은
네가 흘린 빨간 꽃 위에 핀 억새풀 한 줌뿐
오늘도 저녁놀이 진다.
지리산 하늘은 핏빛으로 물든다.
김추자 - 님은 먼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