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위 까마득하게 높고 먼 궁륭형의 시계(視界). 고대의 사상으로 만물의 주재자. 종교적으로는 절대자, 조물주 및 그러한 절대세계나 이상세계를 상징함. 때로는 아버지나 남편을 뜻하거나 자유나 양심을 표상하기도 한다.
하늘로 하늘로
가는 마음
맑은 바람
타고 가면
흰 구름
눈물 씻는다 (김광섭, '獄窓옥창에 기대여', "마음", p. 88)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가를 (김수영, '푸른 하늘을', "현대문학", 1961년 1월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내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중략)...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없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전집")
우리들은 하늘을 봤다
1960년 4월
역사를 짓눌던, 검은 구름짱을 찢고
영원의 얼굴을 보았다 (신동엽, '금강·서시', "한국현대신작전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歸天귀천', "한국명시", p.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