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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다(甚深하다)

높은바위 2023. 1. 2. 05:12

 

2022년 8월 20일 서울의 한 카페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과 관련 "예약 과정 중 불편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이 카페 측의 사과문에서 사용한 '심심하다'라는 표현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뜻을 잘못 이해하면서 문해력 저하 논란이 일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분노했는데요.

이들은 카페 측의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 이것 때문에 더 화나는데, 꼭 '심심한'이라고 적어야 했나",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심심한 사과의 말씀이라니",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무슨 심심한 사과?"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심심한 사과'가 검색어로 올라오기도 했고요.

카페 측이 사과문에 사용한 '심심(甚深)하다'라는 단어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의미인데, 일부 네티즌들은 '심심하다'는 단어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의 동음이의어로 잘못 이해한 것이죠.

한 네티즌은 "진짜 실질 문맹률이 높다는 걸 다시 체감했다"며 "맥락만 봐도 무슨 뜻인지 알겠다"라고 황당해했다고 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심심한 사과'에 분노했던 한 네티즌은 "사인회를 기다렸는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는 짧은 사과에 열받아서 동음이의어로 비꼰 것이다. 설마 진짜 뜻을 몰라서 썼겠냐"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고요.

한편 우리나라의 기본 문맹률은 1%에 가깝지만, OECD 조사에 따르면 읽은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은 75%에 달한다고 하니, 우려스럽지 않을 수가 없네요.

 

 '심심하다'라는 말은 네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심심하다(甚深하다)'는 말은 형용사로서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심심하다''할 일이 없어 지루하고 따분하다',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라는 두 가지 뜻도 있고요.

또 하나 '심심하다(深하다)''(무엇이) 아주 깊고 깊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