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김심언(金審言)의 육정육사론(六正六邪論)

높은바위 2025. 6. 19. 06:38

영광 김 씨(靈光金氏) 시조  김심언(金審言) 선생

 

고려 현종 때의 명신 김심언(金審言=禮郞尙書예랑상서·平章事평장사 : 출생연도 미상 ~ 1018년·현종 9년)은 올바른 신하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육정(六正)이라 했고, 사악(邪惡)한 신하를 여섯 가지로 나누어 육사(六邪)로 정리했다.

그는 성종(成宗) 때 과거에 급제하여 여러 벼슬을 거친 후 우보궐(고려 전기 내사문하성(內史門下省)의 관직)  겸 기거주(右補闕兼起居注 : 고려시대 중서문하성의 정 5품 관직)가 되었다.

990(성종 9) 기거랑(起居郞 : 고려시대, 중서문하성 낭사의 종 5품 관직)으로 봉사(封事 :  임금에게 글을 올리던 일. 또는 그 글. 주로 간관(諫官)이나 삼관(三館)의 관원이 임금에게 정사(政事)를 간하기 위하여 올렸다.)를 올려 성종의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김심언의 봉사는 성종 때 본격화되는 유교적 정치이념의 구현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당시의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육정(六正)은,

첫째는 성신(聖臣)으로 어떤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홀로 환하게 앞을 내다보고 사전에 군주에게 간하여 잘못된 정치를 하지 않고 선정을 베풀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둘째는 양신(良臣)으로 군주를 예의로써 권면하고 좋은 계책으로써 보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셋째는 충신(忠臣)으로 현인(賢人)의 천거에 힘쓰고 자주 고사(故事)를 들어 군주의 뜻을 고무시켜 힘쓰게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넷째는 지신(智臣)으로 밝게 일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 구제하며 화를 돌려 복으로 만들어 군주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섯째는 정신(貞臣)으로 법대로 행동하고 일을 분담하며 절검(節儉)할 수 있는 사람이고,

여섯째는 직신(直臣)으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에 군주의 잘못을 면전에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하였다.

 

육사(六邪)는,

첫째는 구신(具臣)으로 관직에 있으면서 녹봉을 탐하고 공사(公事)에 힘쓰지 않고 관망하는 신하이다.

둘째는 유신(諛臣)으로 군주가 말하는 것은 다 옳다 하고 군주가 하는 것은 다 좋다 하며 아첨만을 일삼는 신하이며,

셋째는 간신(奸臣)으로 마음이 음흉하여 착한 사람을 시기하고 어진사람을 미워하여 군주의 정사를 흐리게 하는 신하이다.

넷째는 참신(讒臣)으로 간사한 꾀로써 안으로는 골육 사이를 이간시키고 밖으로는 혼란을 야기해 조정에 큰 피해를 주는 신하이며,

다섯째는 적신(賊臣)으로 권세만을 생각하여 함부로 왕명을 꾸며서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신하이고,

마지막으로 여섯째는 망국(亡國)의 신으로 군주를 불의에 빠지게 하고 군주의 악함을 국내외에 드러나게 하여 나라를 망치는 신하라 하였다.

 

이밖에 『한서(漢書)』에 있는 내용으로, 자사육조(刺史六條)도 펴, 자사(刺史)가 해야 할 일을 열거하고 있다. 

첫째는 서민의 질병과 고통, 직업의 유무를 살피는 것이고,

둘째는 녹봉 6백 석 이상의 수령으로서 정사를 잘못하는 자가 없는 가를 가늠하는 것이며,

셋째는 백성들의 재물을 도둑질하는 자와 간교한 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넷째는 농토에 대한 법을 범하였거나 4 시절에 따르는 금령을 범하는 일이 없는가를 살피는 것이며,

다섯째는 효행 · 공경 · 청렴 · 결백으로 행동이 방정하거나 특이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민간에 있는가를 구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관리가 전곡(錢穀)을 장부에 기입하지 아니하고 짐짓 흩어버리는 것을 살피는 것이니,

위에 말한 육정육사의 글과 자사육조를 담당관청에 맡겨서, 개경과 서경의 모든 관아 및 지방 각 관청의 당벽(堂壁)에 각각 그 글을 써 붙여 출입할 때마다 보게 함으로써 귀감으로 삼게 하자고 성종에게 청하였다.

 

그는 한국의 행정사와 행정사상사에서 보다 깊이 연구돼야 할 인물이었으며, 그의 사상과 제도가 후세의 정치사상과 제도에 미친 영향도 높이 평가돼야 할 줄 안다.

국민들은 눈을 크게 뜨자.

누가 육정(六正)이고, 누가 육사(六邪)이며, 백성의 재물과 자유를 도둑질하고 이간질하는 간교한 자를 언제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