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바위 2025. 4. 20. 06:59

 

"속담에 '화냥년 시집 다니듯'이란 '상황과 조건에 따라 절개 없이 이리저리 붙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화냥년이니 개딸년이니 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갖은 추악한 욕설을 퍼부어 가며…"

 

'화냥년'은 '화냥'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써, 바람기가 있거나 창녀나 몸을 함부로 굴리는 문란한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이다.

중국에서 기녀를 가리키는 '화낭(花娘)’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설, 정유재란과 병자호란 때 잡혀갔던 여인들을 화낭과 비슷한 발음의 환향녀(還鄕女)로 빗대 쓴 듯하다.

이후 환향녀라는 말의 뜻이 정숙하지 못한 여인을 싸잡아 부르는 멸칭으로 바뀌었고, 발음도 화냥년으로 변했다.

 

그 외 가설들이 있는데, 

양주동의 해설에 따르면, 환양(豢 기를 환, 養 기를 양)에서 유래: '환양(豢養)'은 가축을 기른다는 뜻으로, 신분이 비천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고, 

환야(幻 변할 환, 爺 아비 야)에서 유래: 《지봉유설》에 보면 중국의 '환야산'이라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환야산 정상에는 묘가 있는데, 보통의 산 중턱이나 평지가 아닌 정상에 묘가 들어서게 된 이유를 《송와잡설》에서 인용해 적어놨다.

내용은 평소에 아비가 시키는걸 맨날 반대로 하던 불효자가 있었다.

이 아비는 자신이 죽고 나서도 아들이 계속 반대로 할 줄 알고 산 꼭대기에 묘를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런데 아들은 아비가 죽자 그간의 죄를 뉘우치고, 시킨 그대로(아비의 의도와는 반대로) 묘를 쓰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 근거해 행실이 나쁜 사람을 '환야의 아들 같은 놈'이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양주동은 신라의 '화랑(花郞)'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화랑도가 신라 초기부터 중기까지는 미풍이었지만, 후기에 들어서는 타락 하여 동성애 집단으로 변질되고, 근세 이후 '화랭이'라는 말이 남자 무당을 뜻하게 되었으니, '화냥'도 여기서 온 말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었다.

이때의 화랑은 花郞(남자)이고, 화냥은 (여자)라는 주장이었지만, 후에 반박되어 죽은 학설이다.

 

그 외에도 '화냥질'이란 평안북도 부근의 사투리에서 일반명사화했다는 설이 있었고, 

심지어 만주어 'hayan'(음탕한)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