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바위
2025. 4. 17. 06:09
흐르는 곡은,
Bob Welch - Ebony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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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高巖
금쪽같은 내 새끼가
상투과자처럼 예쁘게 싸놓은 따끈한 똥,
그래, 사랑이었다.
그건 그래도 진심이었다.
노망 든 내 엄니가
싸놓고 볼찐볼찐 주무르다 벽에 문댄 똥,
그건 세월이었다.
적어도 거긴 눈물이 묻어 있었다.
이건 뭔가.
양복 입은 위정자(爲政者)들은 의자에 앉아
입으론 위국(爲國)이요, 보민(保民)을 싸대며
밑으론 욕망을 닦는 거룩한 똥구덕의 연극.
곱창을 채워 순대를 만들어도
모든 강은 바다로 이르면 하나의 이름을 가질 뿐인데,
싸우려는 사람은 늘 싸움 속에 살고,
이기려는 사람은 늘 승패 속에 헤매는 법.
누구의 똥인가?
누가 싸고, 언제 치우는가?
백성은 늘 치우는 자.
진심 없는 똥을 매일 치우는 자.
민초(民草)는 묻는다.
답은 없고, 향기만 진하다.
그 이름도 고귀한,
민주주의란 이름의 거름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