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흐르는 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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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per Ranum - Photo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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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高巖

 

형이상학(形而上學)이

형(兄)인가.

형이하학(形而下學)이

우위인가.

보이지 않는 것과

손에 잡히는 것,

그 둘은

서로를 비춘다.

 

악(惡)을

악(惡)으로 대응하는 한,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칼은

칼을 치유하지 못한다.

상처는

상처로 덧나간다.

 

욕망을

멈출 수 있는

지혜를

내 안에서,

조용히,

나를 만들자.

움직이는 나를

지켜보는

또 다른 나.

 

부단한 노력으로

나를 이기는 자.

그가

진정한

승리자다.

타인을 넘기보다

나를 넘어서야 한다.

 

생(生)은

있다가도

없다.

지나가는 바람 같고

스며드는 햇살 같다.

자연의 생(生)은

가꾸기 나름이다.

 

형이상(形而上)은

하늘을 닮고,

형이하(形而下)는

땅을 닮는다.

하늘과 땅 사이,

나는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 형이상학(形而上學, metaphysics) :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과 존재, 궁극적인 실재에 대한 사유.

* 형이하학(形而下學, physics 또는 자연학) : 형체를 갖추어 나타나 있는 물질.